안녕하세요. 팀블라인드입니다. 올해 블라인드 지수(BIE; Blind’s Index of Employee’s Happiness)를 발표합니다.
블라인드 지수는 직장인이 회사에서 느끼는 행복도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직무만족 · 조직몰입 · 이직의도 · 스트레스의 4가지 층위로 행복도를 측정하는데요. 팀블라인드가 매년 블라인드 지수를 조사하는 이유는 회사별 행복도를 줄세우고자 함이 아닙니다. 재직자 행복도가 높은 회사들의 조직문화를 파악하고,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회사들에게 고민의 과정과 그 결과물을 공유하는 것이 본 조사의 취지입니다. 때문에 행복도에 영향을 미치는 총 11가지 변수에 대한 세부 만족도를 함께 조사합니다. 재직자 만족도가 높은 기업은 어떤 강점이 있는지, 다소 아쉬운 기업은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는지를 알아볼 수 있게요.
특히 올해는 매년 진행하는 블라인드 지수 본조사와 함께 ‘코로나 이후 기업 대응 및 조직 문화 만족도‘에 대한 부가조사를 진행했어요. 코로나19라는 예외적 상황으로 인해 많은 기업이 근무환경과 조직문화의 급격한 변화를 경험했는데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회사는 어떤 대처를 해야하는지, 또 고용안정성은 재직자의 직장내 행복도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팀블라인드는 한국노동연구원(이정희 위원, 노성철 교수)과 함께 올해 조사 결과의 유의성을 검증했습니다. 아래는 올해 블라인드 지수 조사 결과에 대한 해석입니다. (출처: 이정희, 노성철, “직장인 만족도와 직무·관계·문화 상관관계: 블라인드(Blind) 설문조사”, 한국노동연구원 노동리뷰(2020) 11월호)
한국 직장인 평균 행복도는 100점 만점에 47점으로, 작년의 41점보다 다소 증가했습니다. 행복도 증가의 주된 원인은 직무만족 · 조직몰입 · 이직의도 · 스트레스의 4가지 항목 가운데 특히 ②조직몰입도나는 우리 회사에 소속감을 느낀다가 증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공공기관 · 금융 · 통신업계의 조직몰입도가 가장 높았습니다. 그러나 ④스트레스 수치 역시도 증가했는데요. 올 한해 현직장에서 번아웃만성적 업무 스트레스로 발생하는 무기력증을 경험했다는 한국 직장인은 10명 중 7명을 넘어섰습니다.
직무만족도회사에서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한다에서는 성별에 따른 차이가 없었지만 조직몰입도회사에 소속감을 느낀다는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눈에 띄게 성별간 편차가 컸던 항목은 스트레스1년 사이 번아웃을 경험했다로,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높은 비율로 번아웃을 경험했습니다.
한국노동연구원 이정희 위원은 “대기업 정규직으로 일하는 인력 중 70% 이상이 남성인데(KERI, 2018), 높은 경쟁을 뚫고 입사에 성공한 여성들은 더 높은 조직몰입도를 가진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바로 그러한 이유로 인해서 여성이 번아웃에 시달릴 확률도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역시 직장인 행복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업무의미감(상관도=65.3)이었습니다. 업무의미감이란 회사에서 하고 있는 일이 개인의 성장으로 이어진다고 느끼는 정도를 뜻하는데요. 이 업무의미감이 높을 수록 직장내 행복도도 높아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올해 조사에서는 자신의 업무에서 의미를 찾는 직장인일 수록 번아웃을 경험할 확률도 낮다는 것이 추가적으로 드러났습니다. 각 기업의 인사/평가 팀에서는 재직자들의 개인-직무 일치(Person-Job fit)을 높이는 방향으로 직무 설계와 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Carless, 2005; Tims et al., 2016)
반면 업무의미감과 업무중요도의 차이 역시 흥미롭습니다. 업무중요도란 회사에서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우리 팀/회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느끼는 정도를 뜻하는데요, 이 업무중요도가 높을수록 오히려 직무만족도에는 부정적 영향(상관도=-4.27)을 미쳤습니다. 이처럼 업무의미감과 업무중요도의 차이를 볼 때, 조직이 부여한 업무가 조직에 기여할 수 있는 매개에 그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성장과 같은 의미를 부여할 때 조직에 대한 충성도 역시 함께 높아진다는 사실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직장내 관계 요인 가운데 행복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상사관계(상관도=-22.7)였습니다. 상사로부터 업무상 필요한 지원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직장인일수록 자신의 직무만족도와 조직몰입감이 높아졌습니다. 한국노동연구원 이정희 위원은 “조직변화나 구조조정 같은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는 조직과 일반 구성원들 사이의 관계를 매개하는 중간관리자들의 역할이 중요함을 조명한 선행 연구들의 결과와 일치한다(Huy 2002; Sharma & Good, 2013; Yang et al., 2010)“고 해석했습니다.
올해 블라인드 지수에 참여한 9,371개 한국 기업 가운데 재직자 행복도가 가장 높은 기업은 어디일까요? 구글코리아 · 대학내일 · 대한민국법원 · 메드트로닉코리아 · 부산교통공사 · 비바리퍼블리카 ·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 한국인삼공사 · SK에너지 · SK텔레콤의 10개였습니다. (가나다 순)
특히 구글코리아 · 부산교통공사 · 비바리퍼블리카 · SK텔레콤의 경우 작년에 이어 2년연속 재직자가 행복한 기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각 기업은 모두 직장내 행복도는 높았지만 11가지 세부 요인 가운데 높은 점수를 받은 요인은 각기 달랐습니다.
이 10개 기업의 재직자들은 2021년 한해동안 블라인드 닉네임 옆 골드뱃지를 부착하며, 재직자 프로필에 ‘재직자가 행복한 기업 TOP10’ 소속임을 별도 명기하게 됩니다. 또한 블라인드 허브의 기업리뷰 페이지에서도 해당 기업이 재직자가 평가한 행복한 기업임을 알리는 별도광고를 노출합니다.
블라인드는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상황이 올해 직장인 사회에 미친 파장을 고려해, ‘코로나19 이후 직장문화의 변화’를 주제로 부가조사를 함께 실시했습니다. 회사의 대처 · 고용 안정성 경험 · 재택근무의 3가지 영역에 걸쳐 각 회사별 재직자들의 만족도를 측정하고, 본조사에서 조사한 회사에 대한 만족도의 4개 요인 중 조직몰입도와의 회귀분석을 진행했습니다.
근무시간과 급여의 많은 변동이 있었던 한 해였던만큼, 블라인드는 처우의 변화가 회사 만족도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하고 유의성을 검증했습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근무시간의 증가나 급여의 감소는 조직몰입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직장인들이 불가피한 상황인 것을 인지한다면 코로나19로 인해 근무시간이나 급여에 다소의 변화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지 않는다는 함의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재직자들의 노력에 대한 공정한 보상이 화두로 떠올랐는데요. 올해 블라인드 지수 조사 결과 재택 근무 체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직자들이 자신의 노력이 정당하게 인정받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임이 밝혀졌습니다. 재택근무로 인해 노동시간이 다소 증가했다는 응답이 많았던 회사에서도 조직 몰입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즉, 노동시간이 다소 증가하더라도 그에 대한 적절한 인정이 있다면 오히려 조직 몰입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을 알 수 있었어요.
고용불안이 조직몰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선행 연구들의 주장이 엇갈립니다. 전통적 관점에서는 고용불안이 높아지면 조직몰입에 위해가 된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그러나 최근 진행된 일부 연구에서는 코로나19 사태와 같이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직장인은 시장에서 자신의 (재)고용 가능성을 낮게 볼 가능성이 크며, 이 경우 고용 불안정성이 오히려 조직몰입을 높인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Rodrigues et al. 2020)
때문에 저희는 고용안정성과 조직몰입 사이의 관계에 특히 주목했는데요, 한국 직장인들은 전통적 관점과 같은 경향성을 보였습니다. 즉 고용 불안정성이 높아질수록 조직 몰입이 떨어지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회사의 대처에 대한 평가 요인 가운데 재직자들의 조직몰입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다름 아닌 선제적 대응 여부였습니다. 의외로 대처방안을 도출할 때 그 의사결정과정에 재직자들을 참여시키거나 동의를 얻는 것은 조직몰입도에 별다른 영향이 없었습니다. 코로나19 등 외부 상황이 빠르게 변할 때는 선제적으로 대응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회사의 노력을 구성원들에게 각인시키는 것이 조직몰입에 중요한 변수임이 확인되었습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이정희 위원은 “코로나19에 대한 회사의 대처가 전략적 성격을 띠는 것이라기보다 당위적 성격을 띠는 부분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습니다.
우리는 ‘회사에서는 행복하기 어렵다’, ‘일하는 시간은 짧을 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직장인 사회는 그동안 회사에서 불행하지 않은 방법이 무엇인지를 열심히 논의했고, 의미있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장시간 근무를 방지하기 위해 주52시간 근무제를, 위계에 따른 부당한 대우를 근절하기 위해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을 만들었습니다. 여전히 나아가야할 지점이 많지만 누구나 최소 수준 이상의 근로 환경을 보장 받아야한다는 사실에 모두가 동의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불행하지 않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블라인드 지수 조사결과를 보면, 많은 기업들이 짧은 근무시간과 훌륭한 복지를 가지고 있지만 재직자 행복도는 그다지 높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반면 스트레스 수준도 높고 워라밸도 좋지 않지만 재직자 행복도가 높은 기업도 있었습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자신의 조직원과 조직에 잘 맞는 조직문화를 갖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조사를 거듭할 수록 회사가 만드는 제품이 다르고, 그에 필요한 인재상이 다르다면, 그 사람들이 모인 조직의 조직문화 역시 달라야 함을 느낍니다.
근무시간을 아무리 줄였다 해도 직장은 여전히 인생의 3분의 1을 머무르는 삶의 공간이며, 일은 삶과 분리할 대상이 아닌 삶의 일부입니다. 블라인드는 블라인드 지수를 통해 ‘회사에서’ 행복한 기업이 어떤 문화를 갖고 있으며, 자신의 문화를 만들기까지 어떤 고민의 시간을 거쳤는지를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나머지 기업에 전하고자 합니다. 올해의 재직자가 행복한 기업 10개의 조직문화를 다룬 인터뷰 콘텐츠를 곧 업데이트할 예정이니,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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