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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팀블라인드입니다.
미국 대선이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지금, 블라인드 주린이들의 관심 역시 미국 주식입니다.
8월 첫날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틱톡 인수설이 불거지더니, 지난주엔 테슬라와 애플의 액면분할까지 겹쳐 수많은 주린이들이 몸은 회사에 있어도 마음만은 태평양 너머에 가있던 8월이었습니다.
그간 미국 증시로 재미 좀 봤다하는 블라인더들이 미국장에 새롭게 발들인 주린이들에게 입을 모아 전하는 조언이 하나 있습니다. “미국장에서 돈 벌려면 트럼프가 무슨 말하는지만 잘 보면 된다.”
몇몇 블라인더들은 그래봤자 100일도 안 남았다고 놀리고 있지만 지금 트럼프 앞에 남은 시간이 100일이 될지, 4년 100일이 될지는 지나봐야 알 일입니다.
지금도 트럼프는 재선을 목표로 열심히 ‘트럼프하고’ 있습니다.
7월 말 트럼프는 미국인들이 틱톡을 못 쓰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저 정보를 몰래 수집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중국 앱 틱톡에 맞서 미국의 국가 안보를 지키겠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였는데요. 진짜 이유는 다가오는 대선에서 미국 유권자들의 표심을 노린 것이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문제는 대선 카드로 잠깐 쓰고 버리기엔 틱톡이 너무 크고 매력적인 플랫폼이라는 것입니다. 미국의 전체 인구가 3억이 조금 넘는데요, 미국에서 틱톡을 쓰는 사람이 1억 명입니다. 지금 규모도 충분히 엄청나지만 주 사용자층이 1020인 틱톡은 앞으로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때문에 틱톡의 미국 퇴출설이 돌자마자 실리콘밸리에서 총알 제일 많기로 유명한 마이크로소프트가 틱톡을 인수하겠다고 나섰습니다. 트럼프도 질러놓고 보니 1억 명의 틱톡커들이 투표장에서 등을 돌릴까 걱정이 된건지, ‘미국 기업이 틱톡을 인수한다면 그건 승인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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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조건을 붙였습니다. 틱톡을 인수한 미국 기업은 향후 매출의 상당 수준을 미국 재무부에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역시 그 날 저녁 미국 블라인드는 난리가 났습니다. 옐프의 한 재직자가 ‘트럼프가 마이크로소프트 삥 뜯는 중’이라고 글을 올리자 실리콘밸리 재직자들의 댓글이 100개 넘게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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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직업이 미국 대통령이냐, 중개상이냐’, ‘정부가 이러는 게 합법이라고?’ 등 트럼프를 향한 비판 댓글이 빗발치는 가운데, 그날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댓글은 구글 재직자들이었습니다.
한 구글러가 ‘마이크로소프트가 바보냐. 트럼프한테 공짜 클라우드 쿠폰 주고 수십억 짜리라고 우길 듯’이라 댓글을 남기자, 다른 구글러들이 ‘응 그 쿠폰 90일 만료’, ‘그것도 마이크로소프트 제품 사야 쓸 수 있음’이라 거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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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블라인드가 실리콘밸리 재직자 천 명에게 물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틱톡을 인수한다면 틱톡을 신뢰하시겠습니까?” 실리콘밸리 재직자의 60%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2020년 8월 4일 ~ 14일, 블라인드 주관, 총 1110명 응답)
회사별로 응답을 쪼개봤더니, ‘마이크로소프트의 틱톡이 잘 될 것’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던 곳은 △시스코(71%), △링크드인(68%), △마이크로소프트(55%)였습니다. 링크드인은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했죠.
한편 가장 회의적 반응을 보이는 곳은 △페이스북(17%), △세일즈포스(13%), △블룸버그(11%) 등입니다. 페이스북은 이번달 틱톡의 경쟁작 ‘릴스’를 출시했죠. 경쟁사에 거대 돈줄이 생기는 걸 경계하는 건지,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진영에 사용자 정보를 넘긴 자신들의 흑역사가 떠오른 건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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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마이크로소프트가 틱톡을 인수한다면 틱톡을 더 잘 운영할 것이라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그렇다’가 41%, ‘아니다’가 59%로 앞선 질문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양심은 어느 정도 신뢰하겠지만, 운영 능력은 영 의심된다는 반응입니다.
실리콘밸리 재직자들은 ‘스카이프 2.0이 될 것’, ‘노키아라고 기억나냐’며,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했다 실패한 서비스들의 전례를 틱톡이 밟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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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마이크로소프트 재직자들에게만 물었습니다. “회사가 틱톡을 인수한다고 했을 때 놀라셨나요?” ‘그렇다(78%)’, ‘아니다(22%)’로 마이크로소프트 재직자들조차 틱톡 인수 논의를 사전에 알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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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이크로소프트 재직자는 ‘회사의 틱톡 인수 논의가 걱정된다. 사용자층은 매력적이지만 틱톡엔 유해한 콘텐츠가 너무 많다. 콘텐츠 관리에 너무 많은 자본이 투입될 것’이라며 우려하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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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사인한 ‘틱톡 퇴출’ 행정 명령은 약 한 달 후인 9월 15일부터 효력이 발생합니다. 틱톡은 한 달 안에 미국 기업에 사업부를 팔든, 1억 명의 사용자와 광고수익을 모두 잃든 하는 두 갈래 길 앞에 서있습니다.
트럼프가 ‘복비’를 내라는 탓에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관계가 삐그덕대는 사이, 트위터, 구글, 페이스북도 틱톡 인수전에 합류했습니다. 19일에는 트럼프가 오라클의 인수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등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 하루하루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막 미국장의 매력을 맛본 블라인드 주린이들… 마소 주식을 지금이라도 팔아야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