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욱 팀블라인드 대표(오른쪽)와 장병준 블라인드 허브 프로젝트 매니저 [한경비즈니스] 서범세 기자
“블라인드는 절반의 성공…
직장인이 제대로 목소리 낼 공간 만들었으니
이제 기업에 전달해 올바른 문화 정착시켜야 ”
많은 기업 경영자들은 직원들의 목소리를 두려워한다. 이 때문에 익명 기반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경영자들도 많다. 회사의 민감한 정보가 새나갈 수도 있고 회사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기폭제로 활용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블라인드가 만들어진 궁극적인 목적은 고발이 아니다.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조직 문화로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를 경영자가 인식하게 함으로써 건강한 조직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블라인드 애플리케이션(앱)을 운영하는 팀블라인드의 문성욱 대표는 “블라인드는 회사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다주는 플랫폼”이라며 “기업이 직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를 반영하는 의사 구조를 만드는 것이 블라인드를 만든 목표”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기존의 컨설팅 기업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컨설턴트의 주관이 개입되지 않고 익명으로 얻어진 데이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블라인드 허브는 정확하다 못해 냉정한 평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블라인드 허브는 크게 3가지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첫째, 위기 관리다. 경영진이 직원들이 올리는 글에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사안에 대해 블라인드 허브가 경고음을 보내 기업들이 대응과 변화를 모색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둘째, 평판 관리다. 블라인드 이용자들은 이직 등을 위해 관심 있는 회사의 정보를 얻기 위해 커뮤니티에 많은 질문을 남긴다. 이 과정에서 기존 재직자는 물론 퇴사자들이 해당 기업에 대한 수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장병준 블라인드 허브 프로젝트 매니저(PM)는 “기업들에 블라인드 사용자들은 잠재적인 채용 대상이며 이들이 만들어 내는 콘텐츠를 분석하면 현재 회사의 평판이나 브랜딩 현황에 대해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셋째, 고용 시장 트렌드 분석이다. 예를 들어 블라인드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어떨 때 특정 회사에서 대량 이직이 발생할지 대략 짐작해 낼 수 있다. 특정 기업 사용자들이 ‘이직’ 키워드를 검색하기 시작하면 인사 시스템의 문제를 파악해 해당 기업 인사팀에 경보음을 보내게 된다.
◆ 직장인들의 신뢰성을 최우선 가치로
팀블라인드가 직장인 익명 게시판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많은 국가에서 유사한 서비스가 나왔지만 대부분 사라졌다. 기술보다 서비스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운영 철학의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블라인드는 기술보다 신뢰가 훨씬 중요한 상품”이라며 “블라인드 허브 역시 직장인들의 신뢰성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블라인드 허브의 탄생은 비즈니스적인 문제보다 직원들의 목소리를 공식적으로 전함으로써 그 기업이 더 건강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